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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여름의 추억> 따뜻한 겨울을 위한 선물, 2부작 드라마
    드라마 2018. 2. 3.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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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서른일곱 라디오 작가의 가장 찬란하게 빛나고 가슴 시리게 아팠던 사랑의 연대기를 섬세하게 그린 드라마 JTBC 2부작 <한여름의 추억>이 2017년 마지막날을 따뜻하게 해주었습니다. 한여름 역을 맡은 최강희와 지난 남자친구들인 이준혁, 태인호,이재원, 최재웅의 연기가 모두 돋보인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2부가 끝난 후 왜 16부작이 아닐까 아쉬울 정도로 한가람 작가와 심나연 연출의 잔잔한 케미가 돋보인 작품이었습니다. 1화에서부터 한여름이 죽지만, 이 드라마 장난아닐 것 같다는 느낌때문에 당연히 16부작인줄 알았어요. 그래서 앞으로 한여름의 장례식에 정말 전남친들이 다 모이게 될까? 궁금해졌는데, 2부작이더라구요. 고정적인 단막극 프로가 없는 JTBC에서 자신있게 선보였을 만큼 정말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2부 대사 中

    "제가 주제넘지만 그쪽한테 충고 하나만 하자면요, 오재원씨 인생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전 도통 모르겠지만요,

    전요, 외로워요.

    외로워서 누가 내 이름 한 번만 불러줘도울컥해져요. 밥 먹었냐는 그 흔한 안부인사에도 따뜻해져요. 스치기만 해도 움찔하고 마주보기만해도 뜨끔하고 그러다 떠나버리면 말도 못하게 시려요."


    "저는요, 어릴 때 잠깐 만났던 남자한테선 마음 감추고 내숭만 떨면 아무도 내 진심 몰라준다는 걸 배웠구요, 스무살 쯤 지겹게 싸워댔던 남자친구한테선 헤어지자는 말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거 배웠어요. 그리구 가장 오래 만났던 남자한테선 내 욕심 때문에 상대 진심 짓밟으면 벌 받는다는 거 깨달았어요. 그 외에도 비오는 날엔 어떤 음악을 들으면 좋은 건지, 와인은 어떤 게 비싸고 맛있는 건지, 맥주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은 뭐고, 티셔츠의 핏은 어떻게 입는 게 이쁜 건지... 다. 모두 다 내 지난 연애를 통해 배웠어요.

    그리고 그쪽을 포함한, 날 간만 보고 도망친 수많은 남자들한테선요, 내가 상처받지 않게 치는 울타리가 다른 사람한테는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어요. 그런데 왜, 나보다 나이도 많고 결혼도 해본 오재원씨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거죠? 그리고 지금 이 봉투를 통해 깨달은 건, 나 진짜 그쪽한테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이리 재고 저리재고 겁만 많고 생각만 너무 많은 라디오 PD 오재원에게 지난 연애 이야기를 하면서 당당하게 사랑을 갈구하는 한여름의 모습에서 <연애의 발견> 속 한여름이 떠올랐어요. 드라마 극중 인물로 흔한 이름이 아니기도 하고, 연애의 발견 또한 좋은 드라마였어서 '한여름'이라는 이름이 낯설지가 않았는데요. 정유미씨가 연기한 한여름, 또 주열매가 어쩌면 최강희씨가 연기한 한여름의 어린 시절의 일부일 것 같기도 합니다. 시간이 흘러도 사랑하자는 외침을 꺾지 않을 것 처럼 사랑앞에서 당차고 용감한 캐릭터였는데, 최강희씨의 모습에서도 보였기 때문이죠. 어린 후배들과 달리기 시합을 하다 넘어지고, 회식자리에서 또 직장에서 밀리고 치여도 한여름 속의 싱그러움은 사라지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각기 다른 전남친들의 유형을 요리조리 재미있게 잘 배치해서, 더운 여름 날에 뒷덜미로 바람이 살랑살랑 지나가듯 미묘한 온도차도 느낄 수 있는 드라마였어요. 보일러 틀어놓고 아이스크림 먹거나, 에어컨 틀어놓고 이불 덮고 있는 것 같은 기분.. 사전제작 드라마로 지난 여름의 후덥지근한 공기가 추운 겨울을 훈훈하게 바꿔주는 것 같아요. 드라마 정주행 할 시간은 없지만 드라마 한 편 보고 싶으시다면, 추운 겨울 극장이 너무 멀게 느껴지지만 영화처럼 영상미 절절한 드라마 보고싶으시다면 <한여름의 추억>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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