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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리 라슨의 필모를 따라가다 본 보석같은 영화 <Short Tem 12> 숏텀12
    드라마 2018. 3. 18.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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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Room>으로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브리 라슨'을 아시나요? 저는 브리 라슨을 코미디 경찰 영화 <21 점프 스트리트>에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조연으로 등장했지만 묘하게 매력적인 얼굴이라 기억에 남았는데요, 영화 <Room>을 통해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후로 팬이 되었습니다. 그녀의 다른 작품들을 보고 싶어 필모그래피를 살펴봤는데, <Room>보다 3년 앞서 개봉한 영화 <21 점프 스트리트> 이전에도 주조연으로 많은 영화에 출연했더라구요.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은 역시 그동안의 노력이 있었기에 받을 수 있었던 상이었습니다. 필모그래피의 영화들 중 눈길을 끄는 포스터가 하나 있었습니다. 2013년에 만들어진 영화 <Room>입니다. 골든글로브로 여우주연상을 받기 전에 <Shrot Term 12>로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더라구요! 그래서 더더욱 이 영화는 꼭 봐야해! 생각했습니다.


     'Short Term'은 단기 위탁소를 뜻합니다. 잠시 갈 곳을 잃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기관입니다. 브리 라슨이 연기한 그레이스는 '숏 텀12'에서 일하며 아이들을 돌보는 상담사입니다. 함께 살고 있는 남자친구인 메이슨도 그레이스와 함께 상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메이슨 역을 연기한 존 갤러거 주니어라는 배우도 아주 매력적입니다. 자상자상함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과 미소, 허당끼 있으면서도 청소년들의 심리를 꿰뚫고 다독이는 면모, 멋진 역을 더 멋진 배우가 해주니 무거울 수도 있는 영화인데 보는 내내 흐뭇한 미소가 입에 걸리더군요. 그 외 동료 상담사 제시카, 새로 들어온 신입 상담사 네이트가 불안하고 우울한 마음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돌봅니다. 어린 시절 상처를 무뚝뚝함으로 무장하고 있는 마커스, 마음이 여린 새미, 늘 마커스의 심기를 건드리는 장난 꾸러기 루이스 등 아이들과 하루하루 성장해가는 이야기입니다. 등장인물이 많아보이지만 워낙 각각의 캐릭터가 뚜렷한지라 헷갈릴 일도 없고 영화를 보다보면 한 명 한 명 마음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중고나라보다 더 평화로운(?) 숏텀12에 어느 날, 제이든이라는 친구가 새로 들어오게 됩니다. 제이든은 항상 날이 서 있고 반항적인 소녀입니다. 제이든은 새로 온 자신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난 얼마 후에 떠날거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못 박아버립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고 싶지도 받고 싶지도 않은 것입니다. 친구들이 운동장에서 뛰어놀 때도 혼자 구석에 앉아 음악을 듣곤 합니다. 그런 제이든에게 다가가 "친구들과 저런 놀이를 하며 놀기엔 네가 너무 아깝니?"라고 말하는 메이슨. 어쩌면 딱딱할 수 있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말인데, 자상자상함이 뚝뚝 떨어지는 메이슨이 하니까 따뜻하거라구요. 제이든이 그렇게 상담사들과 친구들에게 마음을 열 듯 말 듯 지내다 어느 날 숏텀12를 뛰쳐나갑니다. 위탁소를 벗어나면 상담사는 아이에게 일정 거리를 두고 걸어야하기 때문에 그레이스는 위탁소를 벗어나고나서 부터는 어쩔 수 없이 몇 걸음 뒤에서 제이든을 따라갈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렇게 제이든과 거리를 둔 채 걷던 그레이스는 제이든의 상처가 자신이 어릴 적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와 같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위탁소에서는 아이들을 다 품을 수 있는 것처럼 따뜻함이 넘쳐나는 그레이스이지만, 그녀 역시 어린 시절 아버지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이든을 다시 위탁소로 데려오지만 제이든이 아버지에게 다시 돌아가는 걸 막아주지 못하는 그레이스, 그녀는 출소를 앞둔 아버지로 인해 점점 더 힘든 시간을 보내며 남자친구 메이슨과의 관계도 위태로워집니다. 그레이스의 상처를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메이슨이지만 그레이스는 차마 자신의 상처를 메이든과 공유하지 못합니다. 그런 그레이스의 상처를 함께 나눌 수 없어 힘들어하는 메이슨, 메뉴얼과 감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어리숙한 신입 네이트, 랩을 통해 자신이 어린 시절 엄마에게 당했던 폭력을 고백하는 마커스, 센터의 지침에 따라 애착인형을 뺏긴 후 절망에 빠진 새미, 그리고 자신에게 상처를 준 아버지에게 다시 돌아가야함을 알고 두려워하지만 티내지 않는 제이든. 모두 각자가 끌어안은 상처를 털어놓지 못하고 나누지 못하고 그래서 위로받지 못하고 버티고 있습니다.


     무거운 내용이지만 그들을 담는 연출 방식과 잔잔하고 따뜻한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상담사들은 아이들의 요구를 마냥 다 들어줄 수 없기 때문에 더 큰 상처를 주기 전에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해야 합니다. 신입인 네이트는 그런 메뉴얼을 아주 잘 지키느라 아이들이 함께 놀자는 이야기에도 "NO"를 시전합니다. 곧 위탁소를 떠나야 하는 나이가 된 마커스는 자신의 마음을 극단적으로 표현해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이 잘 하는 랩으로 표현합니다. 센터의 지침에 따라 제이든은 아버지에게 다시 돌려보내질 거고, 마음이 다 아물지 않은 새미는 애착인형을 뺏겨 다시 낙담에 빠집니다. 작은 위탁소에서 얽히고 설킨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며 아이들을 통해 어른들도 소통의 방식과 위로의 방식을 배워나가는 영화 <숏텀12>,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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