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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 터너> 각자가 성장하는 방법은 다르다 - 3부작 드라마
    드라마 2018. 2. 5.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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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가장 좋아하는 3부작 드라마 <페이지 터너>를 소개합니다. 단막극, 2부작, 4부작, 8부작 드라마들은 많은데 당시 '3부작 드라마'는 처음 들어봤어요. 지금도 3부작은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3부작 드라마'라고 하니 좀 애매하네요. 단막극~4부작 드라마들, 즉 미니시리즈가 아닌 짧은 드라마들을 통틀어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입니다. 박혜련 작가님이 쓰셨다해서 바로 보게 된 드라마예요. 허윤숙 작가님도 함께 쓰셨네요.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게 된 한주예술고등학교 전교1등 윤유슬(김소현),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둬야 하는 장대멀리뛰기 선수 정차식(지수), 웬수 윤유슬 때문에 만년2등인 서진목(신재하). 꿈 앞에서 방향을 잃어 주춤거리는 세 청춘의 이야기입니다. 배우 김소현양을 좋아해서 믿고 봤다가 신재하군의 연기에 눈물 흘리고, 지수군의 매력에 입덕하게 된, 풋풋한 세 배우들의 매력에 푹 빠졌던 드라마입니다. 지수군이 출연한 <나쁜 녀석들2>와 신재하군이 출연한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얼마 전 종영하고 김소현양의 <라디오 로맨스>가 새로 시작하였죠. <라디오 로맨스> 재밌게 봐서 3화 기다리는 중인데, 문득 <페이지 터너>가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포스팅으로 소개도 할 겸 다시 봤어요. 다시 봐도 좋고, 다시 봐도 또 진목에게 감정 이입이 되네요. 제 눈에는 진목이가 가장 안쓰러워 보이네요.


    "진목이 너, 피아노에 자신이 없는 거지? 넌 어정쩡한 재능에 속아서 피아노를 시작한 거야. 속은 거 아는데도 아닌 척 계속가다가 더 크게 상처를 받는 거지. 점점 자신도 없어질 테고, 나중엔 지금보다 훨씬 더 징징거리겠지. 내 말이 틀렸냐?"


    진목이 아버지가 진목이에게 한 말입니다. 내새끼 내새끼 어화둥둥해도 모자랄 나이인 진목이에게 큰 상처가 되는 말이죠... 안쓰러웠어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진목이는 늘 허전함을 안고 살아왔겠죠. 학교 선생님들과 학원 선생님들은 다 본인을 천재라고 하는데, 과외 선생인 유슬의 모(예지원)만 본인을 인정 안 한다며 과외 선생님을 바꿔달라고 하던 어린 꼬맹이일때부터 뭐가 나쁜 것인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으니 모나게 자라온 것이겠죠. 거기에 유슬이 때문에 만년2등일 수 밖에 없었구요. 유슬이는 엄마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피아노가 싫어도 좋은 척 하며 살아오느라 상처를 받았고, 진목이는 피아노를 좋아하지만 부모님의 응원과 믿음을 얻지 못해서 본인 스스로도 재능을 의심하며 자랐어요. 부상으로 인해 운동을 그만둔 후 낙담해있던 차식은 엄마로부터 본인의 친아버지가 유명 피아니스트인 현명세라는 사실을 듣게 된 후 피아니스트라는 꿈을 갖게 되어 들떠 있구요. 진목은 그런 차식이 못마땅해요. 


    "네가 진짜 재능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다들 그렇게 믿고 시작해. 그러다 그 재능이란게 생각보다 어정쩡하단 걸 알게 되고, 그거 믿고 계속 가도 되나 흔들리기 시작하고, 그러다 뭣도 아닌 게 되면 어떡하나 불안해지고..."


    진목은 차식이 갖고 있는 자신감이 부러웠을 거예요. 뒤늦게 유슬이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보지만, 유슬은 진목이 자신을 생각한다는 것만으로도 치를 떨며 싫어하죠. 진목의 행동이 동정과 적선으로 느껴져 자존심이 강한 유슬이는 진목의 화해의 손길을 거부합니다. 그런 유슬 옆에 항상 붙어 있는 차식, 자신이 천재 피아니스트가 될 거라는 확신에 가득 차 있는 차식이 못마땅해 두 사람은 계속 투닥거리는데요. 차식이는 바위 같고, 진목이는 계란 같아요 ㅋㅋㅋ 결국 열 받아 터지는 건 진목이입니다. 


    "밟아 봐 더 쎄게! 굼벵이가 꿈틀할 정도로 밟아보라고! 어?"

    "야! 굼벵이가 아니라 지렁이다 지렁이! 밟으면 꿈틀하는 건 지렁이, 구르는 재주가 있는 건 굼벵이! 너 그것도 구별 못 하냐?"

    "아이, 굼벵이나 지렁이나 밟으면 다 꿈틀할 거 아니야. 뭘 그렇게 따져? 야, 네가 곤충의 아버지 파.. 파스퇴르냐?"

    "파스퇴르가 아니라 파브르다 이 바보야!"

    "그게 그거 아니야! 그리고 나 바보 아니야!"


    결국 유슬이와 함께 콩쿨에 나가게 된 차식이. 과연 3개월 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최고의 피아니스트 현명세의 아들인 것을 증명할까요? 콩쿨에서 입상하면 피아노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유슬이는 다시 피아노를 칠 수 있을까요? 진목이는 스스로를 가두는 두려움을 어떻게 헤쳐 나갈까요? 결말을 알고 봐도 재밌지만, 모르고 보면 더 재밌는 드라마. <페이지 터너> 꼭 보시길 바랍니다. 꿈을 잃을까 꿈이 깨질까 불안하다면, 이 드라마 보고 한 번 실컷 울고 다시 일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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