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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기가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과 텔레파시
    기타 2018. 1. 2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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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멸하는 것들은 신호를 보낸다>라는 책을 읽던 중 뒤늦게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 저를 절망시키는 챕터가 있어 남겨두고 싶어 정리해보았습니다. 막 태어난 아기는 800개 정도의 서로 다른 소리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소리들을 음소하고 부릅니다. 이 음소들은 서로 연결되어서 전 세계 언어들 속에 들어 있는 갖가지 단어들을 만들어냅니다. 아기가 태어난 지 6개월 정도 되면 뇌 속에서 신비스러운 일들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갑작스레 아기는 자국어를 배울 준비가 되는데요, 아기는 800여 개의 잠재적인 음소들 중 자국어에서 이용하는 특정 음소들을 찾아내어 익히게 됩니다. 아기가 파푸아뉴기니 언어인 로토카스어를 배운다면 고작 11개의 음소를 익히고, 보스타완 족의 언어인 꽁옹어를 배운다면 112개의 음소를 익힌다고 합니다. 잘 상상이 되지 않는데요, 어떻게 11개의 음소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또 어떻게 112개씩이나 되는 음소로 대화를 할 수 있는지 신기합니다. 처음 들어보는 언어들이지만 기회가 되면 들어보고 싶습니다. 많이 궁금해하시고 저 역시 궁금했던 영어는 44개의 음소들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영어가 어려운 것으로 따진다면 음소가 9999999개 정도는 훌쩍 넘을 것 같았는데 또 그렇지는 않나봅니다. 신경학자들은 이렇게 음소를 취득하는 시기를 "민감기"라고 부릅니다. 이 기간은 몇 달밖에 지속되지 않지만, 아기들이 자국어 이외의 다른 두 번째 언어에 노출된다면 더 연장된다고 합니다. 부모의 주사용 언어가 다를 경우를 예로 들어볼 수 있겠네요.


     언어학자들이 말하길 아기의 옹알거리는 소리, 즉 옹알이는 언어 습득에 꼭 필요한 근본토대라고 합니다. 생후 2년에서 3년 사이에 대부분의 아기들은 주변에서 쓰는 언어의 소리들을 알아차리고, 그 언어의 기본 구조를 익히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때문에 아기는 부모 같은 보호자들이나 또래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일곱 살 정도가 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다른 언어를 쉽고 능숙하게 배울 수 있는 유연함을 잃어버린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누구나 갖고 있었다는 것이죠.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다보니 조기영어교육의 열풍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객관적으로 판단을 해야지 하지만, 막상 나의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뒤쳐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욕심이 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자국어를 유창하게 말하기까지는 몇 달, 심지어는 몇 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아기가 언어 습득이 이루어지는 초기에 부모와 아기 사이에는 텔레파시로 소통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언어를 익히면서부터는 이 비언어적 소통 능력이 사라진다고 보고 있는데요, 유명한 동화인 <메리포핀스>에서도 이를 묘사한 부분이 나옵니다. 아기일 때의 구름과 햇빛과 이야기를 나누던 기억이 사라져버릴 수 밖에 없는 일화가 나오는데요, 우는 아기를 어르고 달래며 엄마가 말합니다. "우리 가엾은 것들, 예쁜이들아. 이라는 게 참 고약하긴 한데, 일단 나기 시작하면 괜찮아질 거야. 그래, 그래, 쉬. 엄마도 알아. 엄마도 다 알아. 이가 나와 버리면 안 아플 거야." 아기의 잇몸에서 이가 올라오기 시작하며 옹알이를 하기 시작할 때, 이런 텔레파시 능력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후엔 부모는 옹알거리고 울어 대는 아기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그냥 아는" 것처럼 보일 때가많습니다. 부모와의 소통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아기들이 가진 텔레파시 능력으로 다른 무엇과도 소통한다는 이야기는 여러 문학작품들에서도 다루어졌었는데, 아직까지 계속 연구되는 분야라고 하니 텔레파시가 있다고도 없다고도 확정할 순 없지만 아기가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부모와 비언어적인 교감은 있을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영어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일리 있는 것 같습니다. 아기가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보면서 좌절했지만, 그래도 더 열심히 영어회화 공부를 하고자 합니다. 저는 영어회화 공부법으로 '100LS'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100LS가 공식적인 용어는 아니고, <9등급 꼴찌, 1년 만에 통역사 된 비법>의 저자 장동완 작가님이 제시하는 영어공부법입니다. 100번 듣고 말하자, Listening, Speaking의 줄임말입니다. 처음에는 <이터널선샤인>으로 하다가 끝까지 하지 못하고 다시 장동완작가님의 추천작 <노팅힐>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화상전화 수업까지 진행할 실력은 안 되는 것 같아 망설이고 있지만 차차 나아질거라고 생각합니다. 아기가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보면 절망적이긴 하지만, 또 100LS 공부법의 원리 또한 비슷한 면이 있으니 믿고 계속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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