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생태 감수성을 기르고 싶다면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독서일지 2018. 2. 10. 01:02
    반응형

    세상에 처음부터 쓰레기인 것은 없습니다. 캔은 그 이전에 알루미늄이라는 자원이었고, 석유에서 뽑아 만든 플라스틱은 오래전 지구에 살던 나무 등 다양한 유기체였으며, 나무젓가락은 적어도 20년을 살던 나무였습니다.

    나무젓가락의 일생을 한번 상상해 볼까요? 나무젓가락은 이전에 어느 숲에서 자라던 나무였습니다. 나무는 그곳에서 다른 나무들과 어울려 20년을 자랐고, 어느 날 잘려 젓가락공장으로 실려 갔습니다. 그곳에서 젓가락 모양으로 재단이 된 다음, 과산화수소, 표백제, 곰팡이제거제 등의 약품에 담겨 끓이는 과정을 거쳐 마침내 일회용 젓가락으로 변신했습니다.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중에서-



     '생태 감수성'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저는 생태감수성이라는 단어를 작년에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를 읽으면서 처음 접했습니다. 책을 다 읽고나서도 '생태 감수성'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오랫동안 남아 있었어요. 그동안 자연을 보호하자는 내용을 미디어와 책 등을 통해 스스로 알게모르게 많이 봐왔을 겁니다. 딱 꼬집어 일일이 나열할 순 없지만, 유치원 때부터 지구를 보호야한다고 배워왔기 때문이죠. 그런데 금방 머릿속에서 지워졌었죠. 근데 이 책을 읽고난 후에는 '생태 감수성'이라는 말을 곱씹으며 환경 보호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큰 변화는 아니지만 행동도 달라졌구요. 여전히 사고 싶은 물건들이 생기면 포장과 배송에 드는 환경비용들을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지르고 보지만 생활을 하면서 자원을 낭비했던 버릇은 많이 고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좀 흐르고 오늘 이 책을 다시 읽어보면서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어요. 그동안 환경오염과 보호에 대해 감성적으로 다가가지 못했었기 때문입니다. 전혀 감성과 다른 하나의 상품도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마케팅 과정에서 감성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들을 만드느라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어 생각하며 노력합니다. 15초의 짧은 CF로 사람의 감성을 건드리기 위해 노력을 하죠. 어느 시각장애인이 자신의 처지를 직접적으로 적은 팻말을 들었을 때보다 '오늘 햇살이 참 좋네요. 하지만 전 볼 수 없군요.'라는 문구를 들었을 때 더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상품과 자연이 똑같지는 않지만, 그동안 자연을 보호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감성'이 너무 많이 결여되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습니다. 환경오염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했던 저에게, 어릴 때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 중 잊지 않은 몇 가지 수칙만 의무적으로 했던 저에게 이 책은 '생태 감수성'을 길러주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해요. 자연보호에 대해 무관심한 분이 있다면, 또 어린 자녀에게 생태감수성을 길러주고 싶다면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를 추천합니다.


     우리가 나무젓가락 하나를 얼마나 오래 쓰는지 생각해보면 슬픕니다. 오랜 세월 굼벵이로 시간을 견뎌오다 여름 한 철 맴맴 울고 떠나는 매미를 보는 것 같아요. 나무젓가락은 20년 이상 나무였다가, 공장에서 온갖 화학처리를 거쳐 나무젓가락으로 잘게잘게 나눠진 후 편의점으로로 보내집니다. 겨우 컵라면 하나 먹는 데 사용하고 버려지죠. 근데 이 나무젓가락이 썪는 데 2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20년 동안 나무였던 때와는 너무 다른 마음으로 20년을 견뎌야 합니다. 물론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작년에 이 책을 읽을 당시 회사동료들에게 책에 대해서 많이 말을 했었어요. 장난끼 많은 동료가 극단적으로 받아들이며 저를 감시하더라구요. 결국 회식자리에서 입가에 묻은 쌈장을 닦으려고 냅킨을 한 장 뽑아드는 순간, 공격받았습니다. 장난인 것을 알았지만 눈치가 보였어요. 서로 눈빛만으로 알아듣고 머쓱해하는 저도 웃겼고 한 건 잡았다고 신나하는 동료도 웃겼습니다. 서로 장난이었지만, 이렇게 극단적으로 '100% 보호하지 못할 거면 시도도 하지마'라는 태도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 둘씩 늘려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우리도 '먹을 수 있는 식스 팩 링'같은 친환경적인 아이디어 상품도 만들어낼 수 있겠죠. '식스팩 링'은 캔맥주를 6개씩 묶는 데 쓰이는 플라스틱 링이에요. 근데 바다에 버려진 식스팩 링은 해양생물에게 덫 역할을 해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답니다. 미국의 한 맥주회사에서 플라스틱이 아닌 맥주 곡물 찌꺼기로 먹을 수 있는 식스팩 링을 개발했습니다. 그래서 이게 바다에 버려진다고 해도 식스팩에 걸린 거북이를 점점 옥죄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 덫이 아닌, 해양생물의 먹이가 되는 거죠.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생태 감수성'이 있기 때문에 발명될 수 있었던 제품이라고 생각해요.


    직접 도끼로 나무를 베지 않아도 무심코 휴지 한 장을 톡 하고 뽑는 순간, 우리는 도끼를 든 나무꾼이 될 수 있습니다.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중에서-


     꽃 한 송이가, 꿀벌 한 마리가, 사과 하나가, 연어 한 마리가, 어떻게 생태계를 이루고 살아가는지, 어떻게 우리 인간과 함께 연결되어 있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읽다보면 어느 부분에서는 한 장을 넘기는게 아주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있고, 또 어느 부분에서는 알게모르게 자연과 동물들을 아프게 했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사과 한 알이 절로 붉어질 리 없다', '파란 하늘, 흰 구름이 그리운 시절', '상수리나무에 펼쳐진 생명의 끈', 책의 목차만 봐도 생태감수성이 상승하는 것 같습니다. 나무꾼보다는 나무를 심는 사람이 되고 싶어질 거예요! 우리 모두 우리 안에 있는 생태감수성을 발견하고 길러가보자구요. 추천합니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