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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 허밍버드 클래식04 - 앤을 보내기독서일지 2018. 1. 17. 23:17반응형
12월 30일, 연말에 <빨강 머리 앤>을 읽었습니다. 12월 궁디팡팡 쿠폰으로 YES24에서 허밍버드 클래식 시리즈를 10권 모두 e-book으로 마련했었습니다. 10권 중 빨강 머리 앤은 좀 나중에 읽은 편에 속합니다. 너무나 익숙한 앤, 어릴 적 TV에서 만화로 보았던 앤이라서 내용을 대충 알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뒤늦게 읽은 <빨강 머리 앤>으로 덕통사고 당했어요. 닳지도 않는 이북인데 닳을 것 같아서 조심 조심 한번 더 읽었습니다.
이북을 읽고 나서 며칠 후, 교보문고에서 허밍버드 클래식 시리즈를 보았어요. 이북으로 살 때도 표지가 예쁘다 생각했었는데, 종이책은 비교도 안 되게 예쁘더라구요. 양장 커버에 따뜻한 색감의 속지까지 종이책으로 소장하고 싶어 몇 번을 망설였습니다. 내집이 있다면 시리즈 전권을 사고 싶지만, 짐이 되지 않을까.. 아니, 전권은 무리라도 빨강 머리 앤이라도 살래! 또 호갱의 안절부절 모드가 발동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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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의 앤을 누구보다 사랑해 온 소설가 김서령,
각별함과 애틋함 가득한 번역으로 소녀의 시간을 선사하다
한유주, 부희령, 김경주, 김서령, 배수아, 허수경, 윤이형, 함정임
시인, 소설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빚어낸 '섬세하고 반짝이는 번역'
여느 고전시리즈와는 다른, 읽는 맛과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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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밍버드 클래식 출판사에서 시리즈를 설명하는 글입니다. 이렇게 예쁜 고전 시리즈를 만든 출판사가 어디일까 바로 검색해봤습니다. 허밍버드 출판사의 공식 블로그를 둘러보다가 '북바이북 상암점'에서 이벤트 중인 걸 알게 되었어요. 1월 3일부터 2달 동안 북바이북 서점에서 책을 구매시 일러스트 페이퍼백에 담아준다고 하네요! 그리고 더 큰 이벤트!! 허밍버드 클래식 시리즈 구매 시 2018 동화 달력을 증정한다고 해요! 벌써부터 운동화끈 매고 싶어지는 정보입니다. 상암... 멀지만 조만간 빨리 갈 예정입니다.
<빨강 머리 앤>을 얼른 보내고 <에이번리의 앤>을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고민도 없이 결제해버린 버지 윌슨 작가가 원작 연구를 통해 앤의 탄생에서부터 입양 전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빨강머리앤이 어렸을 적에>도 읽어야 합니다. 책꽂이+ 어플에 기록해 놓은 소중한 앤의 대사들을 이번 포스팅을 통해 보내주고, 또 더 자라난 앤과 어린 앤을 만날 준비를 해야겠어요.
"전 유리에 비친 제 모습이 그 안에 살고 있는 다른 아이라고 생각하곤 했어요. 그 앨 케이티 모리스라고 부르면서 아주 친하게 지냈어요.
...
해먼드 부인을 따라 떠나는 바람에 케이티 모리스와 헤어져야만 해서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어요. 그 애도 저처럼 고통스러워했어요. 알아요, 책장 문짝을 사이에 두고 작별 키스를 할 때 그 애가 울고 있었거든요."
"집에서 강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초록빛 조그만 계곡이 길게 뻗어 있었어요. 거기엔 정말 아름다운 메아리가 살고 있었어요. 무슨 말을 하건 메아리가 되돌아와요. 크게 소리치지 않아도 말예요. 그래서 전 그 메아리가 비올레타라는 소녀라고 상상했고 우린 멋진 친구가 됐어요.
...
고아원으로 가기 전날 밤 비올레타에게 작별 인사를 했어요. 그랬더니 그 애의 작별 인사가 슬프디슬픈 목소리로 제게 돌아오지 뭐예요."
"저기가 집이라는 걸 알고 돌아가는 건 참 행복한 일 같아요."
"알아요. 못된 짓이란 걸요. 하지만 빨강 머리만 없앨 수 있다면 조금 못돼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요모조모 따져봤어요, 마릴라. 대신 다른 면에서 더 착해지기로 마음먹었던 거고요."
주근깨 빼빼마른 말괄량이 앤이 어른이 되어간다는 건 참 슬픈 것 같아요. 김서령 작가의 빛나는 번역으로 책의 후반부도 너무나 좋았지만, 담아두고 싶지 않았어요. 슬프니까요. 말수가 적어지고 상상을 마음 속에 간직하며 성숙해지는 앤에게 드는 감정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어릴 때 TV 만화로 앤을 참 오랫동안 만났었는데 더 오랫동안 앤을 잊고 지냈어요. 좀 더 일찍 책으로도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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