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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 고양이를 모시고 있는 집사들이 꼭 읽어야 할 책
    독서일지 2018. 4. 2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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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인의 사랑을 바라나 굳이 그것을 구걸하지는 않고, 속으로는 따뜻해도 겉으로는 늘 까칠하며, 이기적으로 보이나 실은 그 누구보다 이타적이고, 아무리 친해져도 끝내 어떤 알 수 없는 구석을 남기며, 사회 안에 살면서도 거기에 완전히 동화되지 않는 존재. 고양이성을 구현한다는 것은 이렇게 사회 속에서 살면서도 고양이 특유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을 가리킨다. 고양이에게 배움으로써 우리는 더 매력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 중에서-


     학교에서 또는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 중 친근한 성격이 아닌데도 왠지 모르게 정이 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매력이 무엇일까 생각할 새도 없이 그 사람이 가진 매력에 동화되어 돌려받아야지 하는 계산 없이 정을 마구마구 퍼줘도 아깝지 않은 친구나 동료가 있지 않나요? 어떤 부분이 매력적인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고양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런 도도함이 이기적이지 않고 오히려 닮고싶은 유쾌함을 줬던 것 같습니다. 진중권 작가의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를 읽으면서 고양이를 통해 그 사람들이 떠올랐고, 저 또한 고양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샤토브리앙 남작(1768~1848)은 '내가 고양이에게서 좋아하는 것은 그 성격이다. 독립적이고 거의 냉정해서 그 누구에게도 애착을 갖지 않는다. 공야이는 홀로 살며, 사회라는것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자신이 원할 때 외에는 결코 복종하지 않는다'고 고양이에 대해 말했다고 해합니다. 아, 얼마나 멋진 말인가요!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모시고 있는 집사님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오래 전부터 세상에 존재했던 고양이들의 이야기에 대해 알아가는 것도 재밌고, 또 오랫동안 어떤 환경에서도 변하지 않는 도도함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고양이들에게 경배를 하는 책입니다.


     유명한 뮤지컬 <캣츠>는 T.S엘리엇이 어린이들을 위해 쓴 동시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에서 탄생했다고 합니다. 엘리엇의 시집에 실린 시들을 뮤지컬 넘버의 가사로 사용했다고 해요.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가 뮤지컬 대본 형식이 아닌 시집이기 때문에 이를 대본으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그리자벨라라는 고양이를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젤리클 대회의 우승자가 되는 그리자벨라가 부른 <캣츠>의 대표곡 '메모리'의 가사는 엘리엇의 시 중에서 <어느 바람 부는 밤의 랩소디>에서 따온 것이라 합니다. 고양이를 다룬 예술 작품 중 <캣츠>는 정말 빼놓을 수 없고, 내한 공연도 여러 차례 했을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작품이죠. 유명한 작가들이 고양이를 어떻게 자신의 작품 속에서 다루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뮤지컬 <캣츠>가 탄생한 배경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지만, 하나 하나 읽다보니 앞으로 읽고 싶은 책들이 더 늘어나기도 하고 찾아서 보고 싶은 자료들도 늘어나고, 결국은 고양이 정말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고양이 눈은 밤 동안에는 완전히 동그랗게 열리지만, 낮 동안에는 째진 틈만 남기도 닫힌다. 그 뿐이 아니다. 고양이의 가르릉 소리는 세계를 천체 속에서 운항하게 하는 기계의 소리다. 따라서 고양이가 가르릉거리기를 멈춘다면, 세계는 허공에서 멈추고 계절과 시간도 종말을 맞게 될 것이다.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 중에서-


     책 속에서 고양이의 멋짐을 한껏 표현해준 문장입니다. 고양이의 눈과 가르릉 소리가 가진 매력, 세계가 허공에서 멈추고 계절과 시간이 종말을 맞게 될 정도의 위대함, 사실 요즘 자꾸 집사가 되고 싶어 고양이 관련 글들을 자꾸 보고 있어서 그런지 더 고양이를 찬양하게 됩니다. 진중권 작가님이 고양이를 모시며 살아가는 이야기에 흐뭇함을 느끼기도 하고, 또 고양이에 대해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분이라는 것에 감동하기도 합니다. 정말 사람들 다 있는데 나만 없는 고양이, 그래서 더 가지고 싶지만 마음만 가지고 섣불리 고양이를 키우면 모셔오면 안 될 것 같아 끙끙대느라 제가 고양이가 될 것만 같아요. 애완동물을 키우면 같은 건물에 사는 분들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 그 때문에 여러가지 좋지 않은 환경으로 스트레스를 줄 것 같아 섣불리 키우지 못하는 마음이 책으로나마 위로를 받았습니다. 유튜브와 사진들을 통해 고양이들을 보며 위로받고 있지만, 정말 준비가 되었을 때엔 집사가 되고 싶습니다!

     이 책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마지막 부분인 것 같아요. 아마 이 부분은 진중권 작가님이 쓴 게 아닌, 진중권 작가님이 모시고 있는 고양이님이 쓰셨을거라 추측합니다. 하찮은 우리 인간들의 머리에선 절대 나올 수 없는 명언들이 줄줄이 쓰여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어쩌면 진중권 작가님이 인간의 탈을 쓴 고양이느님일지도 모른다는 확신을 가집니다. 아주 긴 명언이니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럼 마음에 남는 몇 문장을 남기며 하찮은 예비집사는 물러가옵니다.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인간이 불러도 절대로 대답하지 말라. 인간이 안아주면 뭔가 급한 일이 있는 듯이 도망치라. 소포든 선물이든 물건을 반입하려면 고양이의 검색을 거쳐야 한다거나, 서랍을 열고 물건을 찾을 때에는 반드시 고양이가 입회해야 한다는 것. 여행용 가방을 쌀 때는 물건보다 먼저 들어가 자리를 잡고, 장롱의 서랍을 열면 잽싸게 서랍 뒤의 공간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고 끝까지 버텨. 그리고 지혜로운 고양이라면 무엇보다 인간이 앉을 자리나 누울 자리를 정확히 예측하는 능력이 있어야 해. 의자든 소파든 침대든 상관없어. 중요한 것은 인간이 원하는 공간을 먼저 차지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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